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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소리, 조각

2021. 11. 21 – 2022. 11. 23.

강원도 홍천군 영귀미면 속초1리 경로당, 홍천, 한국

전시 서문

■ 프로젝트 팀 사는 기획전시

 

소리, 조각

: 소리 속에 조각처럼 담긴 인생 이야기

 우리는 살아가며 나를 나답게 만드는 기억을 겪게 된다. 그 기억들이 모여 내가 되고, 나는 그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 기억은 삶을 사는 동안 치열하게 쓰이고, 삶이 끝나는 순간 사라지기 시작한다.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남겨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각각의 존재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당신의 '일생의 기억'에 대해서.

 

 '할머니'. 우리는 할머니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할머니의 기억 속에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대한민국 격동의 역사가 있고, 뿌리 깊은 차별을 견뎌온 개인의 역사가 있다. 당신은 무엇에 괴로워하고, 무엇에 기뻐하였는지, 어떤 기억이 마음속 깊이 남아 지금의 당신을 이루고 있는지. 당신께 한 번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젊은 세대인 우리가 그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우리가 할 일은 당신과 마주하고, 그 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그 길이 곧 우리가 향할 길이기에.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조각 쌓인 할머니들의 말소리를 통해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박주희 작가는 인터뷰 내용의 에피소드와 그 시기와 공간과 관련된 할머니들의 노래를 영상에 담아내었다. 정서린 작가는 할머니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설치, 드로잉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소리 속에 담겨있던 할머니들의 인생 한 조각을 알게 될 것이다.

 

 

■ 박주희, 살아가는 방법

    - 홍천 영귀미면 속초 1리 할머니들의 이야기.

 김종기, 박남수, 안옥분, 오월선, 임정인, 장옥녀, 장흥월, 최복례

 

 제가 만나게 된 여덟 명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작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과정으로 보여지기도 하며 어쩌면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을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합니다.

 다양한 공간과 시간을 건너 이곳에서 순례의 길을 여행 중인 김종기 할머니, 아버지의 노래와 그것을 기억하는 나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박남수 할머니, 양은솥, 세탁비누, 송사리, 각재의 기억 속의 안옥분 할머니, 산에 올라 울고 울고 가슴 아픈 고사리를 가지고 내려오시는 오월선 할머니, 임정인 할머니와 장옥녀 할머니, 장흥월 할머니의 이야기, 아프지만 강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는 최복례 할머니,

 

 할머니들의 소리와 말은 조각조각 쌓이고 엮이며 삶을 만들어 냈습니다. 힘들거나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닌, 각자의 살아가는 방법을 통해서 과거의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만들어지는 길에서는 서로의 안부를 조심스레 물어가며 작은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저는 그들의 이야기와 말, 그리고 소리를 통해서 그들이 살아왔던,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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