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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RESFEBER

2020. 08. 10 – 2020. 08. 21.

국민대학교 K-art 갤러리, 서울, 한국

작가 노트

■ 박주희

 우리의 사이는 단단하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달라지는 우리를, 같은 곳을 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은 나에게 불안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왔다. 너와 나의 관계는 마치 힘을 세게 주면 끊어져버릴 끈처럼 느껴졌다. 하나 둘 쌓여가는 무수한 너와 나의 연결은, 끊어져 흔적을 지우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끈을 꺼내 들어 또 다른 너와 연결을 하고 있었다. 너와 너를 이어 선이 되기도 하고 수많은 선들은 겹겹이 쌓여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나갔다.

 

 하나의 작은 조각이 구부러져서 처음과 끝을 종이테이프로 붙인다. 동그랗게 만들어진 이것은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타인, 환경, 생물, 즉 세상이 된다. 그것들을 종이테이프로 하나씩 이어주면 하나의 선이 되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단단하게 묶인 것처럼 보이지만, 또한 쉽게 끊어 질 수 있는 연결선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새로운 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잘려진 대상을 거리를 조절해 붙여주고, 새로운 대상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게 된다. 선이 만들어지고, 또 다른 선이 만들어지며, 부피가 되어가며 각자 존재했던 선들이 서로 부딪히고, 소리를 내고 멀어지기도 하며, 끊임없이 형태가 변화한다.

 

그렇게

 

나를 만들어 간 작은 것들이 너를 이어 갈 수 있었고,

너를 이어 갈 수 있었던 것들이 우리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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