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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Labor Container, 2024

​노동 그릇, 2023

Un Stable, 2023

​까꿍!, 2022

양은솥, 2022

세탁비누, 2022

송사리, 2022

각재, 2022

기울여 헤아리는, 2022

김종기, 순례여행, 2021

김종기, 사랑노래, 2021

박남수, 나의 노래, 2021

박남수, 아버지의 노래, 2021

안옥분, 신기스러워요, 2021

안옥분, 양은솥, 세탁비누, 송사리, 각재, 2021

오월선, 사는 방법, 2021

오월선, 사는건 재미있는 것이에요, 2021

장옥녀, 다들 그렇게 살았다, 2021

​장옥녀, 잊혀지는 것, 2021

장흥월, 아주 기적처럼 살겠어, 2021

최복례, 그의 신발

최복례, 그 사람

​살아가는 방법, 2021

Recording project #Unknown, 2021

Recording project #임옥재, 2021

Recording project #심경애, 2021

Recording project #유옥순 1, 2021

Recording project #유옥순 2, 2021

Recording project #하복선 2-1, 2021

Recording project #하복선 2-2, 2021

Recording project #하복선 2-3, 2021

Un Stable(drawing), 2019

Un Stable, 2019

Too N, 2018

​그만할게요, 더 이상, 2018

Where am I belong, 2018

For -, 2018

And for -, 2018

​한강 해우소, 2018

AM Record - HER, 2018

​푸르스름한, 2019

철, 미송 합판, 삼나무 합판, 복합재료, 1200mm x 1200mm x 2600mm

 푸르스름한’은 현재를 단절시켜 지배적인 공간과 분리된, 개인적인 환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2019년 작품 ‘푸르스름한’은 2018년 상반기 작품 ‘Where am I belong’에서 시작한다. 고등학교 기숙사부터 부천, 서울 정릉, 이태원, 대학교 기숙사, 울진, 구미 등 머물고 있는 공간이 계속해서 바뀌게 되었다. 공부와 일 그리고 의무의 것에서 비롯된 장소의 변화는 빠른 적응력과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지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돌고 도는 동안 본가 또한 이제는 내 자리가 없어진 이상하게 불편한 장소가 되어갔다.  ‘Where am I belong’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오게 된 작업이었다. ‘나는 어디에 속해 있고 그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었다. 그 중, 나는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업을 시작으로 보금자리[1]에 대해서 왜 나는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없을 까와 무엇을 위해서 머물고 있는 장소가 계속 변하는지에 대해서 작업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2018년 하반기 작품 ‘Too N’으로 넘어오면서 내제 하고 있는 보금자리에 대한 고민을 지나 바깥에서 옥죄어 오는 현실에 대한 압박감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무언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많아지면서 머물러 있는 장소는 변화한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개의 뿌리를 뻗어 나가고 있었다. 숨막히게 달리고 바뀌는 상황과 확장되어가고 있는 뿌리들은 나에게 짧지만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었지만 점점 숨을 옥죄어 왔다. 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열심히’라는 명목 하에 펼쳐진 지도들은 ‘너무’ 다양한 압박감을 만들고 있었다. 그것에 대한 표출과 해소로 ‘Too N’ 이라는 작품이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현실에서 도망쳐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푸르스름한’은 지배적인 공간과 분리된, 개인적인 환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위에서 언급한 작품 ‘Where am I belong’의 계속해서 바뀌고 머물러야 할 공간에 대한 고민과, 숨막히는 현실과 압박감을 이야기한 작품 ‘Too N’이 이어져 현재와 분리된 나의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현실은 여전히 숨막히는 일로 가득하고 본가인 강원도 홍천과는 다른 빽빽한 도시의 숲 사이에서 답답함과 삭막함은 여전히 돌파구를 내주지 않고 있었다. 경제적인 이유, 많은 일이 있다는 핑계 혹은 그것을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탈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게으름과 나태함이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한 상황에 대한 불만과 답답함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서 잠시 분리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다. 혼란스럽지 않고 정제된 하나의 환상을 설치해 보았다.

 

 푸르스름한’ 공간이 나에게는 보금자리의 역할을 하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완벽한 하나의 형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를 수 있는, 한장면의 환상을 담고 있는 각 개별의 집합체이고 이번 작품은 수 많은 집합체 중 한가지를 꺼내 온 것이다. 하나의 집합체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것을 담을 ‘집’이라는 형체를 가져오게 되었다. 보금자리를 갈망하지만 아직 그것에 속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러한 집합체를 각각의 보금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환상을 담고 있는 그릇을 집의 형태로 만들게 되었고 그것은 최대한 단순화하고 무채색으로 통일해 환상을 보관하는 기능의 역할을 하고 집합체를 조금 더 돋보일 수 있게 하였다.

 

 나에게는 다양한 환상개별의 집합체이 존재한다그것들은 복잡한 현실에서 떨어져 나올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가로등 불빛이 멀리서 아른거리는 시골의 밤을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는장대 빗소리를 들으며 누워있는 내 머리 위 창문으로 들어온 희뿌연 빛들이 방안을 몽글몽글 감싸고 약간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는넓 직하게 나를 감싸고 있는 높이 솟은 은행나무에 둘러싸여 매일이 아릿하게 남겨진 열 다섯 살의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시원하게 앞으로 나아가지만 제자리를 지키며 부서지는나 여기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를 들려주는 파도소리 같이판타지의 세계가 아닌일상 속에서 느끼게 되는 환상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바다[2]의 이미지를 사용했다계곡이 있는 곳에서 자라고 해군으로 바다에서 근무했던 나는 물이라는 것은 이미 친숙한 존재였다친숙한 것과 더불어 물에 끌리는 지점도 있었다물이 어떤 점이 좋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겠지만 왜 끌리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계속해서 마음이 머무르는 느낌 정도로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다시 바다의 이미지로 돌아와서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고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하지만 차분하고 넓게 펼쳐진 바다는 바라보고 있는 이에게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여러 상황의 바다 중 나에게는 살짝은 뿌옇게 안개가 내려 앉은혹은 새벽을 열고 무겁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바다의 이미지가 안정감을 갖게 하였다기분 좋아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작품에 사용된 바다는 동해바다를 대상으로 하였다경상도 울진에서 해군으로 근무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다를 보고 밤이면 동기와 갑판으로 나가서 별과 물이 하나가 되어있는 공간 속을 떠다녔다바다 위를 타고 나에게 전해져 오는 바람소리와 작게 들리는 파도소리작품을 위해서 동해바다에 갔다바쁜 일정 속에서 굳이 직접 가서 촬영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도착하기 전까지 회의감이 들었다하지만 도착하고 나서 실제 공간 속으로 들어간 순간 환상이 현실이 되었다그 공간속에 내가 느낀 모습과 공감각을 사람들이 내 작품을 통해서 일부분이라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

 

 나의 작품을 사람들이 공감각적으로 받아드렸으면 좋겠다그러기 위해서 여러 장치를 설치했다기본적인 형태와 창문 밖에 펼쳐진 바다와 더불어 자갈을 활용하고 동해의 바다와 바람소리냄새를 섞었다내가 느끼는 것과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 많은 환상을 현실과 단절된 잠깐의 순간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 완성된 작품이 될 것이다

[1] 보금자리 1. 명사 새가 알을 낳거나 깃들이는 곳. 2. 명사 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바다 1. 지구 위에서 육지를 제외한 부분으로 짠물이 괴어 하나로 이어진 넓고 큰 부분. 지구 표면적의 70.8%를 차지하는데, 이는 육지 면적의 2.43배이다. 2. 썩 너른 넓이로 무엇이 많이 모여 있는 곳. 3. 달이나 화성 표면의 검게 보이는 부분.

[3]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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